9시 등교 정말 안되나?

김대한
2018-04-23

<대화모임 정보>


대화 주제 : 9시 등교 정말 안되나?


대장 이름 : 김대한


참여 인원 : 청년 3명, 청소년 5명


대화 날짜 : 2018년 4월 15일 일요일


대화 장소 : 대흥노마드


대화 형식(진행 방식) : 다과와 함께 편안한 대화


<대화모임 사진>



<대화 내용 기록>

[학교는 몇 시에 시작할까?]

A : 보통 몇 시에 수업 시작해?

B : 학교마다 다른데 저희는 7시 20분까지 가야해요. 아침에 영듣(영어듣기)을 하는데 그거 듣고 1교시 시작해요.

C : 저희 학교는 7시 50분까지 등교인데, 8시부터 청소를 시작해요. 30분동안 청소를 해요. 

      학교 끝나고 청소를 안하는 대신에 아침에 하고 있어요.

A : 아침 청소를 안하고 저녁에 하는 건 안되는 거야?

C : 오후에 방과후 교실 때문에 청소하기 어려워서 아침에 한데요. 


[아이들은 몇 시에 일어날까?]

F : 그럼 몇 시에 일어나?

D : 새벽 4시에 일어나요. 천천히 준비하려고 일찍 일어나는 거에요. 언니랑 둘 다 같이 일어나요.

A : 너무 일찍 일어나는 거 아니야?! 둘 다 그 시간 일어나면 안 졸려?

D : 일찍 자서 그래요. 저녁 10시에 자요.

B : 저는 학교가 가까워서 7시에 일어나요ㅋㅋ근데 자는 시간이 새벽 2시에서 3시라 4시간 정도 밖에 못 자요.

E : 보통 6시에 일어나서 씻고 준비해요. 학교까지 (버스로) 40분 정도 걸려서 그때 일어나야 해요.

A : 근데 그렇게 잠을 못 자면 학교에서 안 졸려? 졸려서 공부도 안 될 것 같은데.

B : 영어듣기할 때도 다 자고, 수업도 거의 다 자요. 솔직히 저희 반 애들은 학원에서 공부하고 학교에서는 잠 자요.


[아침은 잘 먹고 다닐까?]

G양 : 아침은 먹고 다녀?

B군 : 그냥 안 먹고 다니죠ㅋㅋ먹을 시간이 없는데 어떻게 먹어요? 학교 반 애들도 다 안 먹을 걸요?

D양 : 먹을 때도 있고, 안 먹을 때도 있어요.

E양 : 안 먹고 가요.


[9시 등교가 안되는 이유가 뭘까?]

A : 왜 9시 등교가 안되는 걸까?

B : 어차피 얘기해도 안될 거니까요. 저희 학교는 9시 등교를 허락하지 않을 것 같아요.

D : 수업일수를 채워야 하는데, 9시에 등교하면 그 수업시간을 다 못 채울 것 같아요. 

      그렇게 되면 저녁에 더 늦게 끝나게 되는데, 그건 그것대로 싫을 것 같아요.

C : 그리고 성적 떨어진다고 부모님들하고 선생님이 반대하고 있는데 되기 어렵죠.

E :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애요. 만약에 저희 학교에서는 하고 다른 학교에서는 안 하면 

     괜히 공부 안 시키는 것 같아서 그러는 같기도 해요.


[9시 등교가 된다면?]

G : 9시 등교가 된다면 어떨 것 같애?

E : 잠을 좀 더 잘래요. 그리고 여유롭게 준비해서 학교 가고 싶어요.

D : 저도 조금 더 잘 것 같아요. 늦잠 안 잘 수 있어서 좋을 것 같애요.

C : 더 자고 싶은 사람은 더 자다 오고, 일찍 와서 공부할 애들은 일찍 오면 될 것 같아요. 

      학교에 빨리 온다고 공부를 더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어차피 공부할 애들은 일찍 할 거거든요.

B : 밥도 먹고, 잠도 더 자야죠~

E : 9시는 아니더라도 8시 반 정도는 했으면 좋겠어요. 7시 때는 너무 빨라요.


[대화모임 후기]

열살, 저와 아이들의 나이 차이입니다. 고등학생이었던 제가 열살을 더 먹어가는 동안 등교시간은 여전히 8시를 넘기지 못했다는 걸 이번에야 알았습니다.  솔직히 아이들과 얘기를 나누기 전까지만 해도 '나 때보다는 등교시간이 늘어났겠지?'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상황은 생각보다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매일 학교를 가는 고3 학생은 평균 3시간 정도를 자고 있었고, 학교까지 거리가 먼 학생은 새벽 5~6시에 일어나야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도대체 아이들이 어떤 사람이 되길 바라길래, 밤늦도록 학교에 머물게 하고 새벽같이 등교하게 만드는 걸까요? 어른이 되면 그렇게 출퇴근하니까 미리 경험해보라는 배려일까요? 사실 학교에 오래 있어야 공부를 한다는 믿음이 가장 큰 요인일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이들 얘기를 들어보면 아침밥도 못 챙겨먹고, 학교에 와서 피곤함에 잠을 더 자고 있었습니다. 2016년 교육부 조사 결과 고등학생 10명 중 4명은 하루 6시간도 못 자고 있었습니다. 이는 미국수면재단에서 발표한 권장 수면시간인 7시간보다 1시간 이상 적게 자고 있는 것입니다. 누구보다 건강하게 자라야할 청소년이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또 안타까웠던 것은 아이들이 자신들의 상황을 개선하려기보다 비관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어차피 안돼' '부모님, 선생님 모두 안 들어줄꺼야' '해봤자 안될텐데' 등 어른들과의 의사소통에서 느꼈던 불통에 너무나 무기력해보였습니다. 비단 대화모임에 참여한 아이들만이 이러지는 않을 것입니다. 청소년의 입장에서 생각해주는 그런 어른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사회가 만들어난 피로감이 우리 아이들의 수면과 건강을 해치고 있습니다. 청소년이 행복하려면 충분한 수면시간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청소년의 수면권이 보장되는 건강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